일상 4

나를 찾아서 (6개월 간의 심리상담)

작년 8월, 나는 그토록 오랜 시간 준비하고 기다렸던 석사 유학을 출국 3일 전에 모두 취소해 버렸다. 출국 3개월 전, '나의 커리어'만을 생각하며 정했던 미국행에 대한 확신이 사라졌다. 나의 인생은 커리어 뿐만 아니라, 가족들과 친구들이 있다는 것을 놀랍게도 그 때서야 깨달은 것이다. 미국에서 내가 꿈꾸던 회사 생활을 하는 것이, 부모님과 함께 보낼 수 있는 한정된 시간들과 맞바꿀 정도의 가치가 있는 것인 지 확실하지 않았다. 이런 저런 고민 끝에 나는 답을 찾을 수 없었고, 결국 미국행 비행기표를 취소하고 우리집에서 가장 큰 캐리어 두 개를 열어 짐을 꺼내어 정리했다. 코로나로 인해 2년이 미뤄졌으니, 총 4년을 준비했던 유학을 포기하는 것은 생각보다 큰 파장을 내 삶에 불러 일으켰다. 목표를 설정..

일상 2023.06.30

아버지의 발자국

코로나로 인해서 여러가지 힘든점도 있었지만 겨울에 꽃을 피우는 동백꽃처럼 감사한 일들도 많았다. 그 중에 제일은 아버지와의 관계가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 했을 정도로(엄마의 질투를 받을만큼) 좋아졌다는 것이다. 내가 태어난 해에 아버지는 대기업을 퇴사하시고 사업을 시작하셨다. 그 때문인지 어린 시절 아버지는 늘 바쁘셨고 함께 보내는 시간도 절대적으로 적었다. 나에게 아버지의 존재는 늘 멀게만 느껴졌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라는 질문에는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엄마!'라고 답할 정도로 나와 아버지 사이에는 거리감이 있었다. 심지어는 교회에서 '하나님 아버지'로 시작하는 기도문을 읽을 때면 하나님이 멀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럼에도 부모님은 오빠와 나의 기억이 흐릿할만큼 아주 어린 시절부터 1년에..

일상 2022.01.23